1969년 오키나와(沖繩) 반환 미일 합의에 앞서 미국의 에드윈 라이샤워 전 주일대사가 미일안보조약이 폐기될 경우 “일본은 자위력 증강을 할 수밖에 없고 5년내 핵무장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이 26일 공개된 일본 외무성 외교문서에서 밝혀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의 뉴욕총영사가 1969년 3월25일 외무성에 보낸 비밀 전문에 따르면 라이샤워 전 대사는 베트남전쟁으로 “미국민 중에 고립주의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군이 일본에서 전면철수하는 사태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라이샤워 전 대사는 그 결과로 일본이 5년 이내에 핵무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 전문에서는 다른 미국인 학자도 “일본은 안보조약이 없어지면 반드시 핵무장한다”며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해 반드시 미일간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안보조약 폐기에 반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문서에서는 또 오키나와 반환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미군기지를 강하게 필요로 했던 데 반해 미국은 일본이 생각하는만큼 오키나와 미군기지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인식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방위성은 1969년 1월 작성한 ‘오키나와 반환에 관한 방위상의 제문제’ 문서에서 “핵보복기지를 비롯해 현재 오키나와에 있는 각종 기지 기능을 다른 지역(한국, 대만 등)으로 옮기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며 오키나와가 지리적으로도 일본은 물론 한국, 대만 등을 지원하는 “최적의 위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로버트 맥나마라 미 국방장관은 1967년 3월 오키나와를 통치한 류큐(琉球)정부의 마쓰오카 세이호(松岡政保) 행정주석에게 “오키나와기지는 오키나와인이나 일본이 생각하고 있는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맥나마라 장관은 당시 미국을 방문한 마쓰오카 주석에게 오키나와 핵전력에 대해 “미국이 전술상 지상에 핵기지를 갖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상 병력에 대해서는 “비행기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량의 병력을 해외에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작성 후 30년이 지나 이번에 공개된 일본 외교문서는 1972년 오키나와 반환까지 미일 협의 과정을 담은 문서 63책 등 모두 582책이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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