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올린 성적이 한국 리듬체조에 길이 남을 역사가 됐다. '체조요정' 손연재(16ㆍ세종고)가 광저우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손연재는 26일 중국 광저우의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벌어진 개인종합 결선에서 줄(26.900점)-후프(27.000점)-볼(27.450점)-리본(27.100점) 4종목 합계 108.450점으로 3위에 올랐다. 1, 2위는 111.450점의 안나 알랴브예바(카자흐스탄)와 109.450점의 울리아나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였다. 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7위와 12위에 오른 강자다.
한국 리듬체조는 1998년 방콕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서 팀 경기 동메달을 연속으로 땄지만, 개인종합 메달은 일찍이 없었다.
전날 예선 전체 4위로 1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른 손연재는 각 종목에서 큰 실수 없이 무난한 연기를 펼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줄에서만 26.900점으로 주춤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 전부 27점 이상을 받았다. 특히 주종목인 볼에서는 27.450점으로 최고점을 얻었다.
경기 후 손연재는 "팀 경기에서 메달을 못 따 우울했다. 하지만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따 정말 기쁘다"면서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주니어 시절부터 국내대회 우승을 휩쓰는 한편 작년 11월 슬로베니아 챌린지대회에서 한국 주니어 선수로는 처음으로 3종목 정상에 오르는 등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 받았다. 시니어 데뷔 해인 올해도 3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 그리스 칼라마타대회 개인종합에서 27명 중 12위에 올랐고, 5월에는 FIG 코르베유에손 월드컵시리즈에서 54명 중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연재는 특히 작은 얼굴에 인형 같은 이목구비로 '체조요정'으로 불리며 폭넓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이 네티즌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기사화되는 등 웬만한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큰 인기에다 이번 동메달로 실력까지 '인증'받은 손연재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한 기대까지 한껏 높였다. 한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아시아 선수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던 신수지(19ㆍ세종대)는 102.150점으로 10위에 그쳤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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