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4일간 서해 일대에서 미 핵항모 조지 워싱톤호가 참가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한 남북간 초긴장 상태에서 이뤄지는 훈련이어서 서해에 긴장의 파고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연평도 포격이 남측 도발에 대한 정당한 타격이라고 억지를 부린 북한은 "또 군사적 도발을 하면 주저없이 2차, 3차로 물리적 보복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또 다른 도발에 대한 위기감이 감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연합훈련은 북의 연평도 도발 이전에 계획된 것이지만 이번 도발에 대한 무력시위의 의미도 강하다. 당초 계획보다 훈련 규모와 강도가 커진 것은 그래서다. 그러나 북방한계선(NLL)과 한참 거리가 있는 충남 태안반도 서쪽 해상에서 주로 이뤄지는 훈련인 만큼 북측이 과민하게 반발할 이유가 없다. 연평도 사태 이후 우리 군이 최고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측도 이 훈련을 빌미로 직접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렵다. 지레 과도하게 위기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
이번 연합훈련에는 9만7,000톤급 핵항모 조지워싱톤호 외에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한미 양국 함정 10여 척이 참가한다. 조지워싱톤에는 전폭기와 조기경보기 등 80여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고, 이지스 구축함에는 평양의 특정 건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00여기가 실려 있다. 이 항모강습단의 막강한 전투능력을 북한이 두려워하고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연합훈련을 불러들인 것은 북한 자신이다. 한미 양국은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와 도발에 대한 응징 능력을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론 서해 연합훈련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 한반도 정세를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중국 정부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강한 경계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앞마당인 서해로 미국의 핵항모를 불러들이지 않으려면 혈맹인 북한의 호전성을 억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어야 한다. 그런 노력 없이 북한 도발 대응조치인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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