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구하려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기존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에나 관심을 보였던 수요자들이 수도권 주택가격 회복 분위기를 타고 막 경매시장에 나왔거나 1회 유찰 물건을 서둘러 잡으면서 서울 아파트 낙찰물건 10건 가운데 6건 정도는 신건 및 1회 유찰물건이 차지할 정도다.
26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1~25일)에 낙찰된 서울아파트 175건 중 101건(57.71%)가 신규물건 또는 1회 유찰물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52.03%(148건 중 77건)보다 5.6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지난 8월(42.46%)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다.
신규물건 및 1회 유찰물건의 낙찰건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뜻. 경매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해 9월에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신건 및 1회 유찰물건 낙찰건수 비율은 85.23%까지 치솟은 바 있다.
특히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강남권에서는 낙찰된 42건 중 33건이 신규물건 및 1회 유찰물건으로, 신건 및 1회 유찰물건 비율이 78.57%에 달했다. 전달 55.17%(29건 중 16건)에 비해 무려 23.40%포인트나 급증한 것.
실제로 지난 11일 열린 경매에서 1회 유찰된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 전용 94㎡가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초 감정가(9억2,000만원)의 95.25%인 8억7,630만원에 낙찰됐고, 3일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44㎡가 1회 유찰된 상태에서 5명이 몰려 감정가(21억원)의 88.72%인 18억6,31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신규물건 및 1회 유찰물건의 낙찰건수 증가로 서울지역 낙찰가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0.94%로 전달(79.99%)보다 0.95%포인트 상승하며 6월(80.16%) 이후 5개월 만에 80%대 선에 올라섰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집값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2회 이상 유찰된 저가물건에만 몰렸던 분위기가 시세보다 낮은 경매물건을 서둘러 잡으려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그러나 아직 시장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섣불리 경매에 나서기 보다 실수요 측면에서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해 입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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