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다자적 대응 조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카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2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직후 정부 내에서 안보리 회부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했으나 미국, 러시아 등 안보리 이사국 내부의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 사이에서 이번 회부 건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정부가 굳이 입장을 정하지 않더라도 이사국들이 논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보리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보리 이사국 중에서도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ㆍ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일원인 러시아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안보리의 성명 채택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런 태도는 천안함 때의 대응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연평도 포격 이후 동북아 안보질서가 미국과 중국의 대립구도를 보이자 입지 약화를 우려한 러시아가 안보리 행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최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추진에 대해 러시아가 강한 불쾌감과 함께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점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상임이사국 중에서는 러시아 이외에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영국이 회부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비상임 이사국 내에서도 안보리 회부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국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이번 연평도 포격 사태를 안보리로 가져갔다가 중국이 천안함 사태 때처럼 물타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내주 중 미국 등 관련국과의 협의를 거쳐 안보리 회부에 대해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