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AG)이 피날레를 향해 치닫고 있다. 한국선수단은 25일 현재 70여개의 금메달을 획득, 일본을 제치고 4회 연속 종합 2위를 굳힌 상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스포츠에서도 '대국굴기(大國堀起ㆍ큰 나라로 우뚝 선다)'를 주창하는 중국답게 금메달 200개를 바라보며 독주하고 있다. 국내 팬들이나 매스미디어의 높아진 눈높이와 더불어 예전부터 아시안게임이 한국, 중국, 일본이 각축을 벌이는 '삼국지' 양상을 띄어온 탓인지 다소 박진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최근 한국 스포츠는 수영의 박태환과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등 기적 같은 금메달로 더 이상 '깜짝 금메달'의 영역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도 수 십개의 금메달이 쏟아졌지만 금메달을 따낸 남자 선수들의 화두는 역시 병역특례혜택이었다. 그렇다고 금메달을 따낸 후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까지 '병역혜택 운운…'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종목별로 금메달의 순도가 천양지차라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야구의 금메달을 보자. 야구는 이미 올림픽에서 퇴출된 종목이다. 야구를 하는 국가가 많지 않은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줘야 하는 올림픽에서 선수 차출을 놓고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찰을 빚은 까닭이다. 이번 대회에서 야구는 5경기를 치러 5전 전승으로 수월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과정을 보면 병역특례혜택까지 주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물론 그들이 해낸 8년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의 업적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상대팀을 보자. 결승 상대였던 대만 정도를 제외하면 홍콩과 파키스탄은 참가에 의의를 둔 팀이었다. 일본도 프로야구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고 사회인 리그 선수들이 출전했다. 따라서 메이저리거와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을 총망라해 최고의 전력으로 나선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반면 중국이 세계 최강인 탁구와 배드민턴의 금메달은 올림픽 못지 않는 가치가 있다. 상대적으로 금메달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순도 차이가 있다 보니 아시안게임은 병역혜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력 향상 연구 연금과 포인트를 따져보자. 야구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 추신수(클리블랜드)는 금메달 가치가 3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연금과 관련된 점수를 따져보면 10점에 불과하다. 올림픽 금메달은 90점으로 매월 100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연금 최저 점수인 20점을 받으려면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가 필요하다.
병역혜택은 올림픽 금~동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에게만 주어진다. 어느 면에선 금메달 획득이 더 어려운 세계선수권은 제외돼 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4년 마다 열리는 데다 국가별 메달 순위를 집계한다는 프리미엄이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연금 점수는 기본적으로 1년 주기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20점이다. 그런데도 병역혜택은 주어지지 않는다. 상식과 맞지 않는 대목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더욱 매달리고, 은메달을 따고서도 침통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남자 축구대표팀의 경우 병역혜택의 압박감이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한 분야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것은 땀과 노력의 결실이다. 광저우 대회 금메달리스트들은 "병역혜택은 주가 아니라 제2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는 추신수의 말을 곱씹으며 더 향상된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동은 스포츠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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