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기준 없어 글로벌 진출에 제약 중국 등과 경쟁도 치열
천연물 신약은 아직 글로벌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기술을 표준화하는 문제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자연재배 천연물의 경우 같은 작물이라도 유효 성분이 많게는 1만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품화에 어려움이 크다. 세계 시장의 벽을 아직 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의약품 원료 규정이 매우 까다롭고, 기존 합성 의약품과는 달리 천연물 의약품에 맞는 기준이 아직 없는 것도 현실이다. 원료 생약과 제조 방법 등에서 동등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천연물 신약에 맞는 세계적 규격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예를 들어, 임상시험에서도 천연물 신약은 기존 합성 의약품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데 아직 뚜렷한 규약이 없다. 이 때문에 동아제약의 스티렌, SK케미칼의 조인스도 국내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성공을 거뒀지만 아직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천연물 신약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외국의 경쟁을 따돌리는 것도 과제다. 이미 중국은 매년 막대한 양의 투자를 진행하며 천연물 신약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도 있고 승인 대기 중인 천연물 신약도 13개 품목이나 된다. 독일도 은행잎 추출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기술을 뽐내고 있다. 전체적인 인프라도 가장 선진화 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상현 서울대 약대 교수는 "각 국가들이 천연물 신약 분야에 앞다퉈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는 없는 만큼 기회는 많다"며 "천연물 신약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둔 의약품을 가진 나라로서 정부의 연구ㆍ개발 지원은 국내 제약 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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