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서 4,000만 명이 여행길에 오르는 추수감사절 연휴 첫날(24일). 미국의 주요 공항들에선 전신스캐너 검문에 반대하는 승객들과 미교통안전청(TSA) 직원들 간 마찰이 예상돼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전신스캐너 검문 반대운동가들은 24일을 '전국적 전신스캔 거부의 날(National Opt-out Day)'로 정하고 전국 68개 공항에서 전신스캔 대신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는 직접 몸수색을 받으며 공항 수속을 지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미 주요 공항들에선 전신스캐너 반대자들의 대규모 시위로 인해 가뜩이나 공항이 연중 최고로 붐빌 시기에 자칫 마비사태가 빚어질까 하는 우려가 이어졌다. 하지만 24일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공항에서 비키니 차림의 시위자들이 터미널 안을 돌아다니는 정도의 소규모'시위'만 있었을 뿐, 대체로 평일과 다름없이 평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시 레이건공항 A터미널의 경우 전신스캐너를 거부하는 승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며, 승객들은 예상과 달리 빠른 수속에 놀라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WP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공항 어디에서도 전신스캐너 반대 시위자들을 볼 수 없었고 검문 대기시간은 5분 정도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몸수색을 선택한 여행객들도 대체로 별 불만 없이 검문에 응하는 분위기였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몸수색을 받은 22세 여성은 "누군가 몸을 샅샅이 만지는 게 유쾌하지는 않지만 생각만큼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백악관의 추수감사절 전통인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민주당의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사용했던 'Shellackinㆍ구타 또는 참패'라는 단어를 다시 사용해 웃음을 유도했다. 오바마는 "올 11월 최소한 한 건의 'Shellackin'은 막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하며 칠면조 2마리를 사면해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운명을 벗어나게 해줬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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