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한국 천주교의 독특한 상황을 보여주는 동정부부(童貞夫婦)에 대한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평화방송TV는 19세기 동정부부인 유중철, 이순이의 신앙과 삶을 그린 드라마 ‘동정부부, 요안ㆍ루갈다’를 2부작으로 제작해 29일 오후8시 방송한다.
동정부부는 결혼하고도 서로 육체적 순결을 지키는 부부를 가리키는 말.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대에만 등장한 독특한 신앙생활의 형태인데 세계교회사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이야 순결을 서원하고 수도자 생활을 하는 것은 개인 자유지만 당시는 드러내고 신앙생활을 할 수 없던 시대, 더구나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도 힘든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순결을 서원하고 수도자의 삶을 살려는 사람끼리 일종의 위장결혼을 한 것이 바로 동정부부였다.
대표적 동정부부가 유중철과 이순이인데, 이들은 중국인 주문모 신부의 주선으로 혼인해 4년간 부부 아닌 남매처럼 지내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했다. 이순이가 남긴 한글 편지를 보면 10여 차례 동정 생활을 파기하려는 유혹을 겪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유중철 역은 뮤지컬 배우 김무열(29), 이순이 역은 탤런트 이윤지(27)씨가 맡았다. 연출을 담당한 김수형 PD는 “젊은 영혼의 숭고한 삶을 그리려 한다”며 “종교TV에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출연해준 배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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