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25일 밤 국방부는 정적에 휩싸였다.
갑작스런 결정인 데다 김 장관이 한창 연평도 도발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당황했던 국방부 관리들은 수장의 경질 소식까지 접하자 잠시 일손을 놓고 언론 보도만 멍하니 주시하기도 했다. 장관 보좌진은 저녁식사를 하다가 긴급히 청사로 복귀했다.
직원들은 속으로는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특히 청와대가 사표 수리 이유로 연평도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과 군 분위기 쇄신을 든 것에 대해 수긍하지 못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은 역대 장관 중 가장 합리적 인물로 평가받았지만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 등 잇따른 악재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한 현역 장성은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발언 논란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청와대가 희생양으로 김 장관을 택한 것 같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전시나 마찬가지인 이 시점에 장관을 전격적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군 관계자는 “지휘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면 북한이 군을 얼마나 우습게 보겠느냐”며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교체해도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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