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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후폭풍에 덜컹거리는 '유로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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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 후폭풍에 덜컹거리는 '유로존'

입력
2010.11.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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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시작해 아일랜드로 이어진 유로 재정위기가 장마전선을 형성, 유럽 전역에 상당 기간 ‘경제위기’폭우를 쏟아낼 전망이다. 위기가 가시화한 것으로 지목되는 국가는 포르투갈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 벨기에로 늘어났다. 영국 등 비교적 건강한 국가들이 위기타개를 위해 내놓은 긴축정책은 국민반발의 역효과를 낳고 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가입한 동유럽의 변방국들은 구제금융 갹출에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가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고조되는 실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로 재정위기가 아일랜드에 이어 벨기에와 포르투갈, 스페인까지 확대돼 결국 유로화 단일 통화에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24일 보도했다. CNN머니는 더 나아가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 위기가 결국 독일과 프랑스는 물론 대서양 건너 미국에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또 다른 금융 위기가 초래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경제 규모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합한 것보다 2배 이상 큰 스페인마저 재정위기로 휘청거릴 경우 연쇄효과로 인해 세계경제가 혼돈에 빠질 우려가 크다. NYT는 “스페인까지 무너지면 4,4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기금(UFSF)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우려에만 그치지 않고 스페인 재정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보다 재정적자가 더 늘어난 포르투갈이 내년 초로 예정된 막대한 채무 상환을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780억달러에 이르는 이 나라 채권을 보유한 스페인도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공포는 극심한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국이 타개책으로 내놓은 긴축재정으로 인해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24일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13만 대학생들이 장학금 축소와 등록금 인상 방침에 대한 반대하는 2차 과격시위를 벌였고, 포르투갈에서도 정부의 50억유로 긴축안에 반대하며 노동자들이 2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단행했다. 구제금융을 받기로 한 아일랜드도 이날 향후 4년 동안 대규모 공무원 감축과 임금 10% 삭감, 복지축소 등 150억유로에 달하는 긴축안을 내놓아 노동자들의 총파업 등이 예고되는 등 진통이 클 전망이다.

단일 통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다닐로 투르크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재정 위기 국가의 은행부실에 슬로베니아가 십시일반 하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FT는 “2004~2007년 사이 유로존에 가입한 몇몇 중부 유럽국가들이 유로존 위기의 해결 방식에 불만이 높아지고 있으며, 유로존 가입을 고민하던 체코와 폴란드는 이번 사태로 가입을 유보했다”고 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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