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서해로 들어오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 미 항공모함의 서해 훈련 참가에 대한 중국 언론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5일 '미 항공모함, 기회 틈타 서해로 향해'라는 제목의 1면 톱 기사에서 "미국은 이번 연평도 사건으로 인한 한국인들의 분노를 틈타 중국이 반대하는 항공모함의 서해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미 양국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 신문은 특히 '북한을 겁주려는 미 항모는 북한을 결코 굴복시키지 못하고 동북아시아 형세만을 어지럽힐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한미 양국은 비통에 빠진 한국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이 미 항모의 서해진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중국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그 근거로 "미 항모의 서해진입은 한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위한 포석으로 미 항모의 서해진입이 관례가 될 경우 서해의 전략적 환경이 바뀌어 동북아는 한층 높은 차원의 마찰을 빚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한국은 중미간 게임의 방향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서해가 중미간 전략지역이 되면 북한과의 대치에 더해 통제 불가능한 위험성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많은 중국인들은 연평도 사건으로 현재 한국에 동정적이지만 미 항모가 오면 중국인들의 감정은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도 이날 예상대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관주ㆍ慣注)'하고 있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홍 대변인은 "연평도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태 진전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남북한이 냉정과 절제를 지키고 대화접촉을 하루빨리 시작해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원칙적 대화론을 주장했다.
한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4일 중국 최고 지도부로서는 처음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해왔으며 어떤 군사적 도발 행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원 총리는 28일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의식한 듯"현재 엄중하고 복잡한 정세에 당면하고 있다"며 "유관 각국은 최대한의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국제사회 역시 (한반도와 그 주변의) 긴장국면을 완화시키는데 유리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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