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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차는 옛말" 중국 빅3가 추격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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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차는 옛말" 중국 빅3가 추격해 온다

입력
2010.11.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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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GM 등에 각종 램프를 공급해 오던 국내 중견 부품사 에스엘(주)은 지난 7월 중국의 체리차와 대규모 계약에 성공했다. 체리차는 한때 GM대우차와 마티즈 짝퉁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회사. 하지만 최근 급성장, 비교적 고가인 한국 부품까지 수입하고 있다. 최종원 에스엘 전략기획팀장은 "중국업체의 성장 속도가 양적 측면 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무섭다"며 "무조건 싼 부품만 찾는 게 아니라 최근에는 GM, 현대ㆍ기아차와 비슷한 수준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예"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중국의 토종 빅3가 주목 받고 있다. 체리차, 지리차, 비야디(BYD) 등 중국 빅3가 최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빅3는 외국업체와 합자 형태인 상하이차(폴크스바겐, GM과 합자), 이치차(폴크스바겐, 도요타와 합자) 등과도 성장 경로가 다르다. 중국 합자업체들은 100만대 이상의 생산 시설을 갖춰 빠르게 양적 성장을 달성했지만, 기술은 해외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해외 진출에는 제약이 따른다.

반면, 이들 토종 빅 3는 초기의 외국 브랜드 모방 논란에도 불구하고 독자 성장 전략을 채택, 몸집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최근 들어 신흥시장에서는 저가 위주의 차량으로, 선진시장에서는 전기차를 앞세워 진출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체리차.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업체 최초로 대규모 유럽 현지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가동을 목표로 스페인 카탈로니아에 10억유로(약1조5,600여억원)를 투입, 15만~20만대 생산규모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스페인을 교두보로 서유럽은 물론 지중해 주변의 북아프리카, 중동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06년 처음 진출한 이집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첫 해 1,600대 판매를 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만2,000여대를 팔아 단숨에 시장점유율 3위에 올랐다. 1위인 현대ㆍ기아차(5만6,000여대)와 2위 GM을 위협할 정도다. 현대ㆍ기아차에 비해 20%가량 싼 가격이 통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피아트, 르노 등도 체리차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지리차는 지난 8월 인수한 스웨덴의 볼보를 최대한 활용, 2년 안에 무려 24개 신모델을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곧 볼보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60도 생산에 들어간다. 2012년에는 볼보의 C30과 V70을 30만대 가량 생산, 중국 내수 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던 현대ㆍ기아차, 폴크스바겐과 정면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BYD는 전기차로 승부를 건다. 내년에 북미에 전기차(EV)와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를 시판할 예정이다. 2차 전지에 대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미국에 생산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독일의 다임러와 2013년까지 공동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우리 업체보다 기술력이 5년 이상 뒤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빅3는 내수, 가격 경쟁력, 2차 전지라는 무서운 무기를 갖고 있다"며 "기술력도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데다 최근 불고 있는 중국의 민족주의 열풍까지 합쳐진다면 세계 자동차 업계 판도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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