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23일 전군에 비상경계태세 강화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영관 장교가 부서 회식으로 만취한 상태에서 차도를 무단 횡단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다.
2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30분께 서울 용산구 갈월동 숙명여대 입구 지하철역 근처 교차로에서 국방부 소속 육군 모 중령이 부서 회식 도중 자리를 이동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무시하고 차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두개골이 골절되고 심각한 뇌출혈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 입원했지만 생명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식에는 같은 부서 군인과 군무원 3,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3일 오후 5시께 전군 예하부대에 지침을 내려 모든 군인과 군무원들이 24시간 영내에 대기하고 음주와 회식을 전면 금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이날 저녁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찾아 연평도 상황을 보고받는 등 군 전체가 긴박하게 움직였지만 이들은 보란 듯이 규정을 어겼다. 한 장교는 "예하부대도 아니고 군 지휘부가 모여있는 곳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을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군은 사고 직후 황급히 순찰조를 편성, 부대 주변 음식점과 술집을 대상으로 음주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아 즉각 경위파악에 나서는 한편, 음주 사고 관련자에 대한 징계에 착수할 방침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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