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육상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샹(27)은 남자 허들 110m 결선이 경기장의 시끄러운 함성 탓에 지연되자 미소를 띤 채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그는 폭발적인 레이스로 숨죽이고 있었던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황색 탄환' 류샹이 24일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허들 110m 결선에서 13초0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2008년 베이징올림픽 후 부상으로 긴 슬럼프를 겪었던 류상은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올해 본인의 최고 기록이 13초40에 불과했던 류샹은 13초09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6번 레인에서 출발한 류샹은 특유의 유연성과 리듬으로 레이스를 주도했다. 30m까지 5번 레인 박태경(한국), 4번 레인 스 동펑(중국)과 엇비슷하게 나갔던 류샹은 부드러운 허들 넘기로 40m부터는 앞으로 치고 나왔다. 후반부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던 그는 지난 4월 국내선수권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스 동펑을 무려 0.29초 차로 따돌리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를 확인한 류샹은 화끈하게 상의 유니폼까지 벗어 '초코릿 복근'을 드러내는 슈퍼스타다운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류샹은 "13초20 정도를 기록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기록이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국내 허들의 간판 박태경(30ㆍ광주광역시청)은 13초48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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