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24일 홈페이지(www.mfa.gov.cn)에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성명을 게재하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공식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된 성명에서 “중국은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사태 전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ㆍ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견지할 것과 최대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가질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번에도 북한에 대한 비판 발언은 삼가고 있다. 천안함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우선 이번 사건의 정황파악에 주력하면서 북한의 입장과 의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같은 태도 표명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각국의 압박에 대해 중국이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했음을 의미한다. 앞서 한미 등은 북한의 경제ㆍ군사적 후원자인 중국이 이번에는 국제사회와 한 목소리로 북한을 비난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천안함 사태 때와는 달리 민간인에까지 피해를 입힌 연평도 포격에 침묵으로 일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은 공식 반응을 통해 태도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중국 언론의 보도변화를 보면 중국이 다시 북한 감싸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보도지침이 세워진 듯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북한의 선행포격’이라는 보도를 24일‘남북간 상호교전’으로 바꿨다. 신화통신은 오후 게재한 해설기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이 군사적 도발이라며 북한을 비난하지만 여전히 누가 포격을 시작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북한을 두둔하고 나섰다.
쑨저(孫哲) 칭화(靑華)대 국제문제연구소 중미관계연구중심 주임은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남북한간 지역분쟁으로 규정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선딩리(沈丁立)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북한과 중국은 이미 천안함 사태를 통해 한미 대응책의 마지노선을 파악했다”며 “이번 사건 역시 ‘제2의 천안함 사태’로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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