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8월 전국 3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평가를 최초로 실시했다. 10명의 민간 전문위원들이 투자유치, 사업 진행률 등을 토대로 평가한 결과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이 B등급(73.3점)을 받아 C등급을 받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69.1점)과 인천 경제자유구역(64.9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항만과 화전지구, 서부산유통단지 등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특화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부산·진해자유구역청은 운영경비에 대한 국고보조금 7억7,900만원을 지원 받는 쾌거를 거뒀다.
동남광역경제권 중추역할 기대
2003년 정부의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실현방안'의 핵심 프로젝트로 출발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동북아 물류중심지로서 동남권 발전의 '선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부산·진해청)은 공항·항만에다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부산ㆍ진해청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은 다음달 개통될 거가대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각종 도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대규모 외국자본들이 잇따라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에는 5개 지역(35.8㎢)에 모두 23개 지구가 개발 중이다. 이중 신호산단, 부산과학산단, 남양, 화전 등 4개 지구는 조성이 완료됐고, 미음지구 등 17개 지구는 개발이 한창이다. 신항 북측 배후부지와 서부산유통단지 조성사업도 각각 90%, 84%의 공정률로 내년 준공된다.
SOC사업으로는 을숙도대교, 화전지구 간선로, 남양지구 진입로 건설이 이미 완료됐으며, 석동~소사간 도로 개설 등 12개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유치 '활발'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도 상당하다. 9월 말 현재 투자유치액이 모두 10억7,200만 달러(47건)에 이른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선박기자재 등 첨단 제조업 분야 6억3,700만달러(21건) ▦신항 건설 4억200만달러(2건) ▦항만물류센터 운영 3,200만달러(23건) ▦관광레저단지 조성 100만달러(1건) 등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투자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일궈낸 값진 성과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다국적 의료보험사와 미국 대학병원, 국내자본 등이 참여하는 '바이오 메디컬시티'가 부산ㆍ진해청과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부산메티컬시티 조성사업은 명지지구에 국제규모의 대학병원과 의료타운 등을 설치하고, 미국 의료보험사가 고객을 송출해 진료와 요양을 받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 유수 대학병원이나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해 신약 개발과 임상실험 등을 수행하는 연구사업도 병행한다.
이를 위해 바이오메디컬시티는 1차로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뒤 내년 10월까지 마스터플랜 수립과 투자유치를 마무리해 자본금을 1,000억원으로 늘리고 2012년부터 본격 조성공사에 들어가 2013년 말 완공된다.
또 지난달에는 세계적 태양전지 메이커인 일본 '소닉스재팬'이 강서국제물류도시 1단계 지구에 7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소닉스재팬은 이곳에 연간 600MW 규모의 태양전지 공장과 연구센터 등을 오는 2015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소닉스재팬의 태양전지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5,000여명의 고용창출 및 1,000억원대의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대규모 외국자본이 밀려들자 교육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화학·생명공학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독일 바이에른주 에어랑엔-뉘른베르그의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FAU)가 내년 경제자유구역 내에 아시아 최초의 분교를 연다.
1743년 개교한 이 대학의 화학생명공학연구소는 2005년 독일 내 국책연구비 수주 1위 기관으로 지멘스, 바이엘 등 유럽 주요 기업과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부산·진해청 관계자는 "각종 개발사업 시행자 대표협의회를 수시로 개최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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