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태극마크를 달며 한국 근대5종의 개척자로 활약했던 이춘헌(30ㆍ한국토지주택공사)은 아시안게임과 거리가 멀었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서는 보조 선수에 불과했고,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근대5종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고대했던 이춘헌은 지난해 큰 시련이 닥쳤다. 부친상과 무릎 수술 여파로 슬럼프가 길어졌다. 하지만 올해 다시 마음가짐을 바로 잡은 그는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춘헌이 주축인 한국 근대5종팀이 24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근대5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에서 총점 2만2,232점으로 중국(2만2,028점), 일본(2만1,656점)을 따돌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근대5종 단체전을 석권했다. 또 이춘헌은 개인전에서 5,704점을 얻어 차오중룽(5,768점)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고, 김인홍은 5,628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존에 사격-펜싱-수영-승마-육상 5종목 경기를 치렀던 근대5종은 지난해부터 경기 방식이 바뀌었다. 펜싱과 수영, 승마 경기 후 달리기를 하며 총을 쏘는 복합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춘헌과 김인홍, 김기현, 정훤호가 호흡을 맞춘 한국은 펜싱에서 3,692점을 얻어 1위로 앞서갔다. 두 번째 종목인 수영에서 5,212점을 획득한 뒤 승마에서 4,412점을 추가한 한국은 세 종목 합계 선두를 지켰다.
대표팀은 육상과 사격이 합쳐진 복합경기에서도 8,916점을 보태면서 중국의 추격을 204점 차로 뿌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2003년 아시아선수권 개인과 단체 우승을 석권하며 두각을 나타냈던 이춘헌은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그는 2004년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 2위를 차지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꾸준히 국제무대에 참가하면서 기량을 쌓았던 이춘헌은 광저우에서 마침내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그는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다행이 이번 대회 전까지 완쾌해 후배들과 다시 경기를 뛸 수 있게 돼 좋았다"면서 "팀을 먼저 생각했다.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을 놓쳤지만 팀이 우승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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