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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콘서트' 오합지졸 악단의 눈물의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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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콘서트' 오합지졸 악단의 눈물의 협주곡

입력
2010.11.2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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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극장의 말단 청소부인 안드레이(알렉세이 구스코프). 바닥을 쓸고 닦는 게 그의 현실이지만 30년 전까지 그의 과거는 휘황했다. 구 소련 시절 정부를 비판하는 유대인 음악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볼쇼이교향악단 지휘자 자리에서 쫓겨나면서 그의 삶은 뒤바뀌었다. 국가는 러시아로, 체제는 자본주의로 바뀌었지만 그의 비루한 삶은 제자리다.

어느 날 안드레이는 파리의 한 극장에서 볼쇼이극장으로 날아온 초청공문을 몰래 가로챈 뒤 야인 생활을 하는 동료들을 규합해 파리 공연이라는 못다한 꿈을 이루려 한다. 그러나 여권도, 악기도 준비돼 있지 않고 동료들마저 이젠 오합지졸로 전락했다. 과연 이들은 파리 공연의 꿈을 멋지게 이룰 수 있을까.

정말 가능한 일일까 하는 의문이 몇 번씩 들고, 이야기 연결도 거칠다. 수작이라 하기는 망설여진다. 그러나 힘겹게 파리에 도착한 안드레이의 동료들이 보따리 장사를 하는 장면 등이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마피아와 자본가가 득세한 러시아의 불우한 현실을 비꼬는 장면들도 의미 있게 다가온다. 안드레이는 공연 전 “이번 콘서트엔 고해, 눈물 그런 것들을 담고 싶어”라고 소망한다. 그는 “음악은 우릴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음악을 향한 사람들의 어찌할 수 없는 절박한 심정을 담은 점도 이 영화의 매력.

무엇보다 이 영화의 미덕은 파리 무대에 오른 가짜 볼쇼이교향악단이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는 장면이다. 15분 가량 흐르는 음악 사이로 협주자로 나선 안네(멜라니 로랑)와 안드레이의 애틋한 사연이 밝혀지는 대목에선 손이 자연스레 눈가로 향한다. 굴곡진 인생들이 빚어내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존재 가치를 다한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이었다. 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 25일 개봉, 전체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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