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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北도발' 하루 만에 회복… 금융전선은 이상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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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北도발' 하루 만에 회복… 금융전선은 이상無

입력
2010.11.2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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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평가일까 아니면 불감증일까. 우려와 달리 국내 금융시장은 연평도의 충격을 빨리 털어냈다.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마치 그동안 북한 리스크에 대응해 쌓아온 내성을 발휘하듯 빠른 속도로 진정돼 갔다.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반등,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단 2.96포인트(0.15%) 떨어진 1,925.9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505.32를 기록, 종가 때는 낙폭이 개장초보다 3분의1수준으로 줄었다. 원ㆍ달러 환율도 1,142.3원으로 4.8원 상승에 그쳤다. 채권시장은 전날 금리 상승폭을 모두 되돌리며 강세로 마감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3.34%)가 0.08%포인트, 5년물(4.01%)은 0.06%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의 패닉 탈출 없어

개장 전만 해도 시장 안팎에서는 "오늘 만큼은 패닉을 피해가기 어렵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던 사례를 되돌아보고 사상 초유의 육상 포격이라는 특수성까지 감안하면 이번 사태가 적어도 하루 이틀 금융시장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으리라는 판단이었다. 간밤 포스코(-5.64%) 삼성전자(-5.16%) 한전(-4.13%) 등 한국기업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가 급락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감지된 분위기도 좋지는 않았다.

장이 열리자 예상대로 주가는 폭락했고 원화 값은 치솟았다.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45.02포인트(2.33%) 급락해 1,900선이 무너진 채로, 코스닥지수는 20.01포인트(3.91%)나 폭락한 상태로 개장했다. 외환시장에선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37.5원 치솟은 1,175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시장 관계자는 "장 초반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예상보다 강도 높게 주식을 사들이면서 연기금 등 기관들의 매수세를 이끌어내, 주가가 빨리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거 이탈이 우려됐던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0억원어치를 순매수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전날 급등했던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도 반락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물의 신용위험 정도를 보여주는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프리미엄은 간밤 뉴욕시장에서 107bp(1bp=0.01%포인트)까지 뛰었지만, 이날 오후 2시 현재 98bp에서 거래되는 등 100bp 아래로 되돌아갔다.

대북 악재, 더이상 코리아디스카운트 아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한 직접적인 충격은 이날 시장이 모두 흡수했다고 보고 있다. 사실 1999년 2차례 연평해전, 올 3월 천안함사태와 같은 무력충돌이나 북핵 문제로 북한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국내 금융시장은 예상밖으로 침착하게 움직였다. 천안함사태 당시엔 단 이틀만에 주가가 복원되는 등 주식시장의 경우 대체로 5일 안에 정상궤도를 찾아갔다.

국내외 시각도 "추가 도발이 일어나는 등의 확전만 없다면 단기 충격으로 끝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무디스, 피치,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들도 이번 사태가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무디스의 토마스 번 수석부대표는 "북한의 공격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피치사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A+(전망: 안정적)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S&P도 "현 신용등급에는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군사적 공격위험이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긴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 서해교전, 천안함 사태와 같은 과거 유사 사례에 비춰볼 때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다면 시장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간인 피해가 발생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사태추이를 주시하면서 적기에 대응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금융ㆍ외환시장에서 과도한 심리불안 등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며 "필요시 원화 및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추가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도 우려했던 것보다 이번 사태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리서치센터장은 "당초 이번 사태로 인한 외국인의 이탈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었는데, 이날 시장의 빠른 복원을 받쳐준 원동력이 견고한 매수세를 유지한 외국인이었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제는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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