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소장인 차오량(喬良ㆍ사진) 중국 국가 안정정책연구위원회 부 비서장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반적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대변해준다. 그는 25일 홍콩 펑황(鳳凰)위성TV에 출연해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의 도발자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이 사건은 모종의 이익을 노리고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전략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획의 주체가 당연히 '북한'이라고 할법한데 차오량은 느닷없이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국가는 바로 미국"이라고 건너 뛰었다. 그러면서 장황하게 "우선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했고,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철수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의 경제불황 여파로 미국에서 빠져나가던 투자자본들로 하여금 아시아의 투자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재인식시킴으로써 자금들을 미국으로 회귀시키는 효과를 얻었다"고 미국의 3대 이익을 강조했다.
잘못 들으면 마치 미국이 북한을 교사라도 한 것처럼 들린다. 차오량은 남북한 이해득실에 대해선 한국은 미국과의 공조 필요성을 절감했을 뿐 한화가치 급락의 쓴 맛을 봐야 했다면서 북한은 이번 사건을 통해 미국 보다는 못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일정한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제일 손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6자회담 재개는 먼 훗날의 얘기가 되면서 북한은 핵무기 연구개발에 시간을 벌 수 있게 됐고, 한국은 국제사회에 북한의 위협성을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가 25일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