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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윤옥희, 양궁 여자 개인전 金, 크리스마스 신부의 결혼 선물 2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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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윤옥희, 양궁 여자 개인전 金, 크리스마스 신부의 결혼 선물 2관왕

입력
2010.11.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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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선수들의 마지막 화살을 바라본 지도자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9번째 화살이 9점 과녁에 꽂힌 뒤 승리를 확정 지은 윤옥희(25ㆍ예천군청)도 조은신 여자대표팀 감독을 쳐다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23일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에이스 윤옥희는 중국의 청밍을 세트 스코어 6-0(27-25 28-27 28-27)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2006년 도하 대회 개인전 은메달의 아픔을 씻었다.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석권한 윤옥희는 2개의 금메달을 '결혼 선물'로 부모님께 바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2관왕은 부모님께 드리는 결혼 선물

오는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신부가 되는 윤옥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크리스마스의 신부'는 결혼 전에 친정 부모님께 마지막 선물을 선사하고 싶었다. 윤옥희는 4명 중 2명만 출전할 수 있는 개인전 참가를 위해 예선부터 전력을 다했다. 파리다 투케바예바(카자흐스탄)와의 8강전이 고비였다. 3세트까지 스코어는 3-3으로 팽팽했다. 4세트를 29-26으로 이기면서 2점을 획득해 5-3으로 앞서 나간 윤옥희는 마지막 5세트에서 10점 2발과 9점 1발을 쏴 접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결승전은 오히려 싱거웠다. 안정된 시위를 선보였던 그는 1세트부터 내리 세 세트를 잡아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8강전이 가장 큰 고비였다. 8강전 후 '븅신'이라고 노트에 쓰며 각오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2관왕이 결혼 혼수냐는 질문에 그는 "금 2개는 그 동안 저를 키워준 부모님을 위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도발 알고도 끄덕 없는 '금빛 과녁'

윤옥희는 이날 남북의 교전 상황을 알고 결승전에 임했다. 북측의 연평도 도발은 선수들을 동요시키기 충분했지만 윤옥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던 윤옥희는 결승전에서 10점 2발과 9점 7발을 쏘는 '강심장' 면모를 드러냈다. 반면 중국의 에이스 청밍은 7점, 8점을 1발씩 쏘며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윤옥희는 "결승 전에 남북한 교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동요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옥희가 결승에 오르자 북한의 권은실은 "잘 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남북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권은실은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를 물리치고 20년 만에 동메달을 따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북한 선수단은 교전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평소처럼 코칭스태프끼리 담소를 나누는 등 서로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세트제도 태극궁사의 '금빛 질주'를 막아내지 못했다. 개인전에 적용된 세트제는 3발씩 최장 5세트를 치르면서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세트 포인트로 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세트까지 비기면 1발씩을 추가로 쏘아 점수가 높은 쪽이 이기고 둘 다 10점이면 중심에 더 가까이 화살을 꽂는 쪽이 이긴다.

특히 윤옥희는 '제2의 장 주안주안' 탄생을 막아냈다. 장 주안주안은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전에서 박성현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윤옥희는 "개인전에서 (기)보배가 중국에 져 탈락하는 바람에 부담감이 컸다. '제2의 장 주안주안'을 만들어준다면 중국이 양궁에서 엄청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수녕 MBC 해설위원은 "세트제 도입은 한국보다 아무래도 다른 국가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상대방이 오히려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규정이라 신경이 쓰였지만 한국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고 칭찬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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