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ㆍ미국ㆍ일본 등 3개국은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대응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중단을 중국측에 요청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장관 등과 잇따라 면담해 이 같은 내용의 북핵 대응책을 조율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일본 도쿄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새로운 핵 실험이나 우라늄 농축에 나서는 와중에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대해 "우리는 나쁜 행동에 대해 북한을 보상하는 쪽으로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대응 입장을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한국, 일본과 대처 방안을 조율한 뒤 23일 오후 베이징으로 건너가 중국측의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 중단 없이는 6자회담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즈워스 대표와 우다웨이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관련 "물리적 충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앞서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2일 우다웨이 대표를 만나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앞으로 대응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중국이 회담을 했으며, 쌍방은 모두 유관 당사국들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나가는 데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미국이 2000년 합의된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존중하면 핵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 15∼18일 평양을 방문한 리온 시갈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프로젝트 소장은 북한 고위 당국자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전해 듣고 미 국무부와 한국, 일본의 관계 당국에 통보했다.
북미 공동 코뮈니케는 2000년 10월 양국이 발표한 성명으로 상호 적대의사 철회, 경제 협력, 정전협정의 평화체제 전환, 미사일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