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매우 이례적으로 ‘무력 도발 카드’를 꺼낸 의도를 놓고 여러 갈래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이어 우리 군과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하자 “분명한 목적과 전략을 갖고 강공을 취하는 것”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표면상 우리 군이 서해상에서 진행 중인 ‘호국 훈련’을 빌미 삼아 공격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우리 군의 호국훈련과 관련 “북측 영해로 사격을 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냈다.
앞서 22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인터넷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논평을 통해 호국훈련을 겨냥해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북남 관계 개선을 바라는 온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악랄한 도전이며 용납 못할 반민족적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북한이 연평도 주민 거주 지역까지 공격한 것은 호국 훈련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우리 군도 “호국 훈련 기간이었지만 연평도 주변에서는 호국 훈련을 한 것이 아니라 단순 사격 훈련을 했다”고 해명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 이어 무력 도발을 한 것은 남북 관계와 대미 관계의 교착 국면을 흔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라는 핵 카드를 제시했음에도 한미 양국이 종전의 강경 모드를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자 군사적 도발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나쁜 행동’으로 규정하고 “이런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마자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한 만큼 ‘의도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불안정성을 부각시켜 평화체제 수립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국제적 쟁점인 북방한계선(NLL)을 건드려야 미국이 따라온다는 것을 북한은 알고 있다”면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세습 체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평도 도발은 분명한 전쟁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김정은 후계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내부 단속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강경한 군사적 대응으로 위기감을 조장해 주민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일부 강경 군부세력의 과잉충성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북한 권력 내부의 관리 문제일 수 있다”면서 “권력 이양기에는 과잉충성을 하는 세력이 나올 수 있는데 이들이 우리 군의 훈련 상황을 빌미로 도발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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