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이 된 '풀빵엄마'의 애절한 자식사랑이 세계인의 가슴을 적셨다.
지난해 5월 방송돼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던 MBC '휴먼다큐 사랑'의 '풀빵엄마' 편(연출 유해진, 작가 노경희)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 에미상(The International Emmy Awards)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MBC에 따르면 '풀빵엄마'는 호스피스 병동을 다룬 네덜란드의 'You die as you live', 아마존 부족의 망자를 위한 영혼식을 담은 브라질의 'The lost soul will return', 9ㆍ11 당시 전화통화 내역을 소재로 한 영국의 'Phone calls from the Towers' 등 후보작들과 경합 끝에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제 에미상은 외국의 우수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미국TV예술과학아카데미(NATAS)가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 다큐멘터리로는 1999년 MBC의 '건널 수 없는 바다', 2008년 KBS '차마고도'가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풀빵엄마'를 연출한 유해진 PD는 "제가 아니라 고인이 된 최정미씨가 받은 상"라며 "그분의 깊은 모성애를 세계인이 인정해 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풀빵엄마'는 위암 말기 환자로 풀빵을 팔아 두 아이를 어렵게 키우던 싱글맘 최정미씨의 사연을 담은 작품으로, 방송 당시 심야 교양물로는 드물게 12.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 후 후원의 손길이 줄을 이었고, 사회적 약자인 싱글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아이들이 스무 살이 될 때까지는 살겠다"고 거듭 다짐하던 최씨는 방송 두 달 뒤 세상을 떴다.
MBC는 이번 수상을 기념해 조만간 '풀빵엄마' 특집편을 방영할 예정이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