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리콜 사태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수입차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개인 구매자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은 일본의 경제환경 등에 따라 내년 이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수입차는 올 10월까지 7만3,957대가 팔려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 6만993대를 추월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개인구매 비율. 아직 비싼 가격 탓에 수입차는 법인구매 비율이 통상 6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개인구매 비율이 절반 가까이(49.8%)로 늘었고 올해도 49.7%를 차지하고 있다. 연말 실적에 따라 올해는 개인구매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돌파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KAIDA 관계자는 "법인 구매로는 수입차 대중화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최근 늘어나는 개인 구매자 비율을 볼 때 내년에는 수입차 시장이 연 10만대 선을 넘어 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인구매자가 가장 많이 구입한 차는 도요타 캠리(2,719대), 폴크스바겐 골프2.0TDI(2,130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1,899대), BMW 528(1,545대), 혼다 어코드3.5(1,164대)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도요타와 혼다, 그리고 폴크스바겐은 대중 브랜드, 3000~4,000만원대 가격,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도요타의 캠리는 리콜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개인구매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차로 자리를 잡았고 혼다의 어코드 역시 3.5와 2.4모델을 합할 경우 2,279대가 팔려 2004년 진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혼다 어코드는 도요타 캠리에 앞서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세계인에게 알린 차다. 1976년 일본업체 차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현지 생산됐다. 34년 동안 160개국에서 1,75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국내 시장에는 2004년 혼다가 상륙하면서 대표 차종으로 출시됐다.
혼다는 지난달 부분 변경한 새 모델을 내놓았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외관을 강조하고 연비와 가격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형 어코드는 기존 모델에 비해 전면 그릴을 키우고 크롬을 추가했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변화는 또 있다. 내부 핸들에 우드 장식을 더했다(3.5모델). 특히, 새롭게 출시된 어코드 2.4 디럭스는 고광휘도(HID) 헤드램프, 17인치 휠 등 고급 편의 사양을 대폭 강화했다.
연비도 달라졌다. 2.4모델의 엔진부품을 개선하고 3.4모델의 기어비율을 변경해 연비를 늘렸다. 2.4모델의 경우 리터당 0.2㎞ 늘어난 11.1㎞, 3.5모델은 리터당 0.1㎞ 9.9㎞. 차량가격은 2.4모델이 3,490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100만원 낮아졌으며 편의사양이 추가된 2.4 디럭스는 3,690만원, 신형 어코드 3.5모델은 4,190만원. 내비게이션은 딜러 옵션 사항이다.
캠리는 세계 1위 도요타를 상징하는 차. 도요타가 1980년대 세계시장 전략차종으로 육성, 지난해까지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1,200만대 이상 판매됐다. 국내 시장에는 지난해 선보였으나 곧바로 리콜 역풍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10월까지 개인구매 차종 1위에 올라 흔들리지 않는 소비자의 신뢰를 실감케 했다. 캠리는 169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2.5리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에어백과 차체안전제어장치 등 다양한 사양이 적용된다. 연비는 리터당 12.0㎞. 가격은 3,490만원.
두 회사는 자존심 대결은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이어 지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내놓자 혼다는 최근 인사이트를 출시했다. 인사이트의 매력은 높은 경제성이다. 가격도 프리우스보다 840만원 저렴한 2,950만원이다. 연비는 프리우스가 앞선다. 프리우스는 리터당 29.2㎞, 인사이트는 23㎞.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차량은 국제적으로 높은 인지도, 품질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며 "엔고 등 일본의 경제환경만 호전된다면 국내에서 더욱 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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