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크기에 길이를 맞춘 국수, 부피를 줄여 소포장한 미니당면, 10시간 동안 한 방울씩 추출한 커피…. 식품업계에 '계측 단위'를 바꿔 편의성을 높이거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단위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가정용 냄비 크기에 길이를 맞춘 '쫄깃한 면발 찰진국수'(사진)를 선보였다. 기존 국수가 냄비에 넣고 나면 4~5cm 정도 남아 조리하는 데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한 제품이다. 면이 냄비에 붙지 않고 골고루 익기 때문에 장국이나 양념도 잘 밴다. 동원F&B가 지난 달에 출시한 '델큐브 참치'에도 비슷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한 입에 먹기 좋도록 참치를 네모 모양으로 잘라 포장한 것. 자른 단면을 매끄럽게 가공하여 먹을 때 부서지거나 조리과정에서 모양이 손상되는 단점도 보완했다.
시간 단위를 차별화한 사례도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더치 커피'가 대표적이다. 기존 커피와 달리 찬 물에서 12시간 이상 한방울 한방울씩 추출한 고급커피로 하루에 20~25잔 정도만 한정 판매한다. 대상웰라이프는 녹즙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시간 단축에 초점을 둔 '당일 착즙 시스템'을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달 출시한 부추혼합즙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출시한 30여종의 녹즙과 건강즙 제품이 전체 시장의 판도까지 바꿔놓았다.
대상 청정원 관계자는 "핵가족화로 인해 제품의 단위 용량이 점차 작아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계측 단위를 특화함으로써 편의성과 신선함, 고급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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