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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에 분노한 아일랜드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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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에 분노한 아일랜드 국민들

입력
2010.1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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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가 끝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 수용을 공식 발표하자 아일랜드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유로화 가치와 유럽연합(EU)회원국들의 증시가 상승하는 등 유럽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가 구제금융을 발표한 21일 저녁(현지시간)부터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수도 더블린의 정부 청사 앞을 중심으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한 명은 사고로 관용차량에 치여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국민들의 분노를 머리기사로 전하며 코웬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다. 아일랜드 일간 인디펜던트는 1면에 각료 15명의 사진을 싣고 "IMF는 이들의 자리와, 봉급, 혜택을 대폭 축소하라"고 공격했다. 시위대는 대규모 가두 행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노동계도 "총리가 사임하고 총선을 치르지 않을 경우 대규모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코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EU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EU는 이를 받아들였음을 확인한다"며 구제금융에는 IMF의 지원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구제금융 규모와 관련, 브라이언 레니헌 재무장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1,000억유로는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AFP는 800억유로에서 최대 900억유로라고 보도했다. 관심사였던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코웬 총리는 설명했다.

반면 EU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아일랜드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시장에서도 아일랜드 우려가 진정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다음 위험국으로 지목되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으로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특히 4,400억유로 규모인 EU의 유로안정기금(EFSF)은 이번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위기를 수습할 수는 있지만 스페인까지 위기가 전염될 경우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볼프강 뮌차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가 22일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아일랜드에서처럼 위기가 터질 때마다 처방을 내놓기보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전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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