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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역전… 행운… 1집 반… 경기장에 처음 선 바둑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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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역전… 행운… 1집 반… 경기장에 처음 선 바둑 "우와"

입력
2010.11.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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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계를 대표하는 '10대 천재기사'와 '얼짱 스타'가 '최초의 아시안게임 바둑 금메달'의 쾌거를 합작했다.

한국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광저우 아시안게임 혼성페어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휩쓸었다. 박정환(17 · 충암고)-이슬아(19 · 한국기원)가 22일 중국 광저우 체스회관에서 벌어진 바둑 혼성페어 결승전에서 중국의 씨에허-송롱후이를 1집반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철한-김윤영은 3ㆍ4위전에서 대만의 저우쥔신-헤이쟈쟈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전은 실로 각본 없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이날 바둑은 흑을 쥔 한국팀이 초반에 네 귀를 차지하는 철저한 실리작전으로 출발한 후 서로 신중하게 반면을 운영해 미세한 계가바둑으로 흘러가는 듯 했는데 중반 무렵 이슬아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우변 흑 다섯 점이 잡혀서 한국팀이 패배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반격을 개시, 상변 백돌을 크게 잡아서 손실을 만회하고 끝내기에서 승부를 거는 작전으로 맞섰다. 그래도 흑이 덤내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으나 행운의 여신은 한국 편이었다. 289수에 종국 후 계가를 한 결과 백의 반집승이었으나 대국 도중 중국의 송롱후이가 착수 순번을 어겨 벌점 두 집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공제, 결국 최종 승부는 흑 1집반승으로 결말이 났다.

박정환과 이슬아는 진작부터 차세대 선두주자로 지목됐던 10대 고수들이다. 박정환은 6살 때 처음 바둑을 배운 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충암중 2년 재학 중이던 2003년 13세의 나이로 입단했다.

2007년에 마스터즈챔피언쉽에서 우승했고 2009년 원익배 10단전과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 2관왕에 올랐고 2009바둑대상 신예기사상을 수상하는 등 차세대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현재 국내 프로기사 랭킹 4위에 올라 있으며 바둑계 최연소 8단이다. 특히 박정환은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바둑계 최초의 '체육 병역특례자'가 돼 앞으로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된다.

한편 그동안 매스컴에 '바둑 얼짱'으로 소개돼 유명해진 이슬아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끈질긴 승부근성을 발휘해 바둑 사상 첫 금메달 의 영예를 안았다. 이슬아는 2007년 세명고 1년 재학 중에 입단, 2008년 정관장배 세계대회와 세계마인드스포츠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으며 금년에는 지지옥션배에서 3연승을 했다. 박정환과 이슬아는 23일부터 열리는 남녀 단체전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금메달 추가도 기대된다.

이슬아의 첫 소감은 "우와"라는 한마디였다. 이어 "페어전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당연히 단체전 금메달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정환 역시 "최선을 다해 단체전까지 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재호 감독은 "오늘밤은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최고의 순간이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며 남자단체전의 에이스 이세돌은 "이렇게 극적인 승부가 없다. 정말 너무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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