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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휴전선 철책, 중국 호랑이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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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휴전선 철책, 중국 호랑이를 잡다

입력
2010.11.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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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대표팀의 이색적인 담력 훈련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다른 나라들은 세계 최정상을 꾸준히 지키는 한국 양궁을 따라잡기 위해 담력 훈련을 모방했다.

한국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호랑이 엉덩이를 만지며 담력을 키웠다. 중국 언론은 이러한 훈련을 인내한 중국 대표팀이 이번만은 한국을 제압할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막상 결정적인 순간에 '사시나무'처럼 떠는 고질병을 떨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10월 휴전선에서 철책근무와 포탄 훈련 등으로 담력을 키운 한국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강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한국 양궁 남자대표팀은 22일 광저우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에서 고전 끝에 마지막 4엔드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남자양궁은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부터 8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임동현(청주시청)은 2002년 부산 대회부터 3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 발로 메달의 색깔이 결정됐다. 2엔드까지 3점차로 뒤졌던 한국은 3엔드에서 168-169까지 따라붙었다. 마지막 4엔드에서 임동현과 김우진(충북체고),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은 8점, 10점, 8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중국의 싱유, 다이샤오샹, 천원유안이 9점, 8점, 8점을 쏴 194-194 동점이 됐다. 이제 남은 화살 수는 각 3발. 한국이 먼저 시위를 당겼다. 에이스 임동현이 8점으로 부진했지만 막내 김우진과 오진혁은 10점을 명중시켰다.

심리적으로 압박을 당한 중국은 결국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새가슴'을 극복하지 못했다. 첫 번째 주자 싱유가 9점을 쐈지만 2번째로 사대에 선 다이샤오샹의 화살이 골드과녁을 멀리 벗어나 6점에 꽂혔다. 다이샤오샹의 어이없는 실수로 중국은 고개를 숙였고, 한국은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서로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남자대표팀 양창훈 코치는 "중국팀이 호랑이 엉덩이를 만지며 담력을 키웠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뱀을 허리춤에 차는 등의 담력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중국팀이 4엔드 들어 사시나무처럼 떨어 우리의 승리를 예감했다"고 말했다.

광저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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