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에 대해 향후 10년 동안 수주액 10배 성장 등을 골자로 하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그룹은 22일 2020년까지 현대건설 운영 방안과 성장전략, 목표 등을 담은'현대건설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이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과 관련해 처음 내놓는 장기 비전이다.
현대그룹은 일찌감치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지금까지 이날까지 회사 운영에 대한 장기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은'글로벌 자이언트'(GIANT)를 현대건설 비전 2020의 핵심 키워드로 내놓았다. GIANT는 'Green Innovation And Next Technology'에서 머리글자를 따온 어휘다. 녹색산업과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향후 세계 시장에서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현대그룹은 밝혔다.
현대그룹은 "2020년까지 지난해 15조7,000억원이었던 수주액을 150조원으로, 9조3,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을 60조원으로, 4,2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을 5조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현대건설을 세계 5대 종합건설사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3대 성장전략도 발표했다. ▦설계와 자재구매 및 시공 일괄관리(EPCM) 역량 강화를 통한 화공플랜트 화력발전 원자력발전사업 등 주력사업의 성장, ▦북한 러시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고성장 해외시장으로의 적극적 진출, ▦모바일 항만이나 해양도시, 그린빌딩, 그린교통 무인궤도택시(PRT), 수처리 플랜트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역량 집중이 그 내용이다.
현대건설 자회사 육성방안도 내놓았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기존의 일괄도급방식(EPC)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전문 엔지니어링업체로 육성한다는 계획과 러시아와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 등 신흥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도시개발이 맡고 있는 서산간척지를 관광단지와 친환경 공업단지가 접목된 미래형 그린도시로 개발한다는 복안도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노사관계 발전계획과 상생협력 계획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 동안 채권단과 맺은 비공개의무조항 때문에 현대건설 비전을 밝히지 못했다"며 "현대건설 인수는 잠시 떨어졌던 가족을 다시 만난 것과 같으며, 동질적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6일 현대ㆍ기아차를 물리치고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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