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이 살 길은 무엇인가. 인터넷서점과 대형서점에 치여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참고서를 팔아 겨우 버텨온 상황도 얼마 못 갈 전망이다. 2013년 전자교과서를 도입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 계획에 따라 참고서도 디지털 기반으로 이동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23일 오후 1시30분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미래 서점’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미래형 서점의 모델을 제시하고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다. 종이책만 팔아서는 더 이상 살 길이 없다는 게 결론이다.
이성구 한국출판인회의 미래출판연구소장은 ‘책과 서점의 미래’라는 주제 발표에서 소통과 지역 밀착을 강조한다. 독자가 원하는 책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고 꾸준히 소통할 것, 지역 특성을 살리고 주민 속으로 파고들 것을 주문한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서점은 책과 독서에 연관된 문화, 교육, 오락, 생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다섯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각종 문화활동이 벌어지는 지역문화센터 서점, 지식정보센터 역할을 하는 전문서점, 생필품을 함께파는 생활편의서점, 독서교육과 자기계발을 제공하는 평생학습센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락과 교육 기능을 겸하는 서점이 그것이다. 그는 중고책과 잡화를 함께 파는 복합화로 성공한 산요도서점 등 일본의 사례도 많이 소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전자책 단말기와 컨텐츠를 모은 디지털 매장 마련, 동네 서점들의 지역별 연합 전략 등을 제안하고 토론한다.
최근 부산에서는 3대 향토서점 중 2곳이 문을 닫았다. 30년 된 동보서적이 9월 말, 55년 된 문우당이 10월 말 사라져 남은 건 42년 역사의 영광도서뿐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펴낸 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서점 수는 2,846개로 2007년에 비해 401개가 줄었다. 이 가운데 50평 미만의 작은 서점은 2,242개로 2007년보다 409개가 줄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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