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서 미국 드라마(미드)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7년 방송한 ‘프리즌 브레이크’가 주연배우 마이클 스코필드에게 ‘석호필’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모은 이후 미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주춤했다. 그러다가 올해 4월 케이블 OCN에서 ‘스파르타쿠스’가 방송되면서 미드 열기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케이블 미드 전문 채널인 FOX 채널에서 방송하는 ‘워킹데드’다.
지난 토요일(20일) 3회까지 방송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1% 안팎이지만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과 영화 ‘터미네이터’의 제작자 게리 앤 허드가 손을 잡아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된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좀비를 소재로 내세웠다. 좀비 이야기 자체가 참신하지는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소재다. 미국 현지에서는 10월 말 첫 방송에서 530만 가구가 시청해 올해 방송한 유료 채널 드라마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인기를 끈 미드들이 대부분 전문성에 바탕을 두고 긴박함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사물이나 의학물, 또는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도시 여성들의 이야기들이었다면 ‘스파르타쿠스’나 ‘워킹데드’ 등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는 미드의 특징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화려한 영상 등 볼거리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 외에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드라마성을 꼽을 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이들 드라마는 검투사들의 격투나 좀비 이야기를 다루면서 볼거리 면에서도 충실하지만, 그 이면에 공포를 넘어 공감을 이끌어내는 코드가 있다”고 말했다. “좀비는 원래 미국의 다인종 사회에서 이질성에 대한 공포가 형상화 된 것인데, 요즘의 뱀파이어나 좀비 등은 공포의 대상을 넘어 공감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며 “‘워킹데드’도 좀비를 매개로 인간 관계와 존재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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