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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파장/ "北 우라늄탄 무기화 과정 9부능선 넘었다"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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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파장/ "北 우라늄탄 무기화 과정 9부능선 넘었다" 분석도

입력
2010.11.2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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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는 시간 문제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22일 북한의 우라늄탄 확보 가능성을 이렇게 진단했다. 최근 대외적으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은 우라늄의 무기화 과정이 거의 완료 단계에 도달했다는 자신감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예견된 수순, 놀랄 것 없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현안연구위원은 “전 세계 핵 보유국 중 플루토늄탄 따로, 우라늄탄 따로 개발하는 국가는 없었다”며 “플루토늄 재처리를 통한 북한의 핵무기 확보가 기정사실이라면 우라늄 농축의 경우에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미 15년 전인 1990년대 중반부터 우라늄탄 개발을 시작했다는 관측도 있다”며 “이제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우라늄 농축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공언했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우라늄 농축을 위해 가동하는 원심분리기 숫자를 최대 4,000개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원심분리기 2,000개를 가동하면 1년 안에 우라늄탄 한 개 분량 정도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다”며 “북한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농축을 시작했다고 본다면 조만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기술 어떻게 확보했나

원심분리기의 핵심은 터빈이다. 1분에 5만회 이상을 회전해야 우라늄의 순도를 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이상까지 높일 수 있다. 북한은 90년대 말 파키스탄으로부터 터빈 설계도와 부품 제작 기술을 처음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북한과 함께 기술을 수입한 이란은 5,000~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가 2002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우라늄 농축시설이 이미 실험실 수준을 넘어서는 대량생산 체제로 접어들고 있었다”며 “2003년 수에즈운하 부근에서 붙잡힌 북한 화물선에 실려 있던 알루미늄도 원심분리기 3,000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규모였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터빈 회전수가 분당 3만회에 불과한 미그전투기를 수리하지 못해 러시아의 기술자를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러시아의 기술을 전수받은 이란과의 제휴를 통해 북한이 상당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관측이 정설이지만 아직 수준이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폭탄 제조는 어렵지 않아

우라늄 농축이 끝나면 폭탄을 만드는 금속 제조 공정은 별 어려움이 없다. 특히 고농축 우라늄은 폭발성이 강해 간단한 화약만으로도 터뜨릴 수 있고 별도의 핵 실험이 필요 없어 바로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 경제성이 높다는 얘기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복잡한 전기회로와 기폭장치가 필요하고 사전에 핵 실험을 거쳐야 한다. 제조 공장도 훨씬 크다. 자연히 우라늄탄에 비해 은닉성이 떨어진다. 윤 교수는 “우라늄탄이 플루토늄탄보다 훨씬 위험한 것은 이처럼 여러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라늄탄은 또 필요한 장치가 적다 보니 유출될 위험성이 높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의 우라늄탄을 테러리스트 등 외부 세력이 갖는 경우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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