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재개발 소멸 위기 한옥… 다시 태어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개발 소멸 위기 한옥… 다시 태어난다

입력
2010.11.21 13:41
0 0

재개발로 사라질 뻔했던 전통 한옥이 자치구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복원돼 도심 속 한옥공원으로 재탄생한다.

서울 마포구는 21일 "용강동 일대 재개발구역에 남아있는 한옥을 부근으로 옮겨 2013년까지 한옥 놀이터가 포함된 전통 한옥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옥공원이 조성되면 이 일대의 새로운 문화적 명소로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옥공원 조성은 순탄치 않았다. 용강동 284-1번지와 254번지 일대 한옥은 2008년 확정된 용강 제2구역주택재개발정비구역에 포함돼 사라질 위기에 있었다. 이 일대에 남아있는 한옥은 민 대감과 민 판서, 명성황후인 민비의 오빠 사가, 별장 등으로 알려져 있는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전통한옥 건축물이다.

일부 행랑채 등은 소실됐지만 'ㅁ'자형 행랑채와 안채, 사랑채가 보존돼 있고, 한지 창호를 간직하고 있다. 실제로 이 일대는 조선시대 가장 오래된 마을이 존재했던 곳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10여 채의 한옥이 현존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아 당초 재개발구역 지정에 따른 문화재 지표조사 당시 이전 복원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었다. 하지만 공사 비용을 조합에서 부담해야 해 사업성 악화를 우려한 조합원들이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한옥 이전 후 조성비용이 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조합이 한옥을 이전복원 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비용을 부담해도 부근에 이전부지를 찾기 힘들어 관심 있는 외부단체가 해체해 가져가거나 영상 기록물로 보존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포구와 주민들은 전통한옥을 되살릴 수 있는 해법을 그 동안 존재감이 별로 없었던 관내 문화재에서 찾았다. 재개발구역 인근에는 구한말 한옥으로 서울시 민속자료 제17호인 정구중가(鄭求中家)가 자리잡고 있다. 마포구는 지정문화재인 정구중가에 인접한 곳으로 한옥을 이전할 경우 재개발 용적률이 완화될 수 있는 시 조례에 근거해 주민들에게 대안을 제시했다.

마포구와 조합은 네 차례에 걸친 문화재 현상변경심의 끝에 지난해 9월 문화재 심의를 통과시켰다. 조합이 조성비용 40억원을 부담해 전통가옥을 보존하는 대신 용적률을 20% 올려주는 것이었다. 마포구는 이 내용이 반영된 사업시행인가 변경신청을 이달 16일 최종 처리, 멸실 위기의 한옥은 정구중가 건너편에 자리잡게 됐다.

이 한옥공원에는 이전 복원되는 안채, 사랑채, 문간채 등을 비롯해 열린 공간인 누마루와 정자 등을 갖춘 한옥 놀이터도 함께 들어선다. 특히 한옥의 구조와 외형은 원형 복원하되 내부는 현대화해 전통 공방, 예절 강좌, 청소년 학습세미나 등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구 관계자는 "전면적 철거방식으로 자취를 감출 뻔 했던 전통한옥을 살려내 인근 문화재와 연계한 도심 속 한옥공원을 조성하게 돼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