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놀리시면 안돼요. 음악실과 영화감상실을 둘 수도 있고, 펜트하우스식 설계와 개별정원도 얼마든지 가능하죠. 다들 서로 예쁜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줄까지 섰으니, 어때요 이만하면 중대형 못지않죠?”(어느 소형 주택의 독백)
중소형 주택이 중무장에 나섰다. 단순 원룸형 중심으로 공급됐던 패턴에서 벗어나 좁은 공간을 극대화하려는 설계특화를 비롯해 중대형 가구에 도입됐던 복층형 펜트하우스 개념과 중소형 전용 브랜드 도입까지, 작지만 강한 소형주택의 진화가 속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코는 최근 중소형 아파트에 적용할 ▦알파공간 ▦남측주방 ▦복층세대 등 3가지 테마를 주제로 특화평면을 개발, 저작권 등록을 마치고 중소형 주택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형 중심으로 바뀐 주택시장의 트렌드에 맞추기 위한 시도. 알파공간은 발코니 확장이나 평면 조정에 따라 늘어난 서비스 면적으로, 입주자 취향에 따라 음악실이나 영화감살실, 기타 가족실 등 맞춤형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AM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하고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구로동 ‘와이즈플레이스’는 중소형 주택에 펜트하우스 개념을 녹여냈다. 전용 24.6㎡의 실내에 빌트인냉장고, 가스쿡탑, 시스템에어컨, 붙박이장 등이 풀옵션으로 제공되며, 최상층 6가구는 펜트하우스로 꾸며지는데, 이 중 2가구는 9㎡ 크기의 개별정원도 딸려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소형주택도 점차 브랜드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5개 주택형으로 구성된 소형주택 사업계획을 내놓고 도시형생활주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우선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157가구를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앞으로 소형주택 전용 브랜드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림그룹 역시 자회사인 대림I&S를 중심으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며, 우미건설도 소형주택 브랜드 ‘쁘띠린’을 도입하고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앞서 롯데건설과 금호건설도 각각 ‘롯데캐슬 루미니’와 ‘쁘띠메종’ 브랜드 도입을 마치고 사업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1,2인 가구를 위한 ‘스튜디오 주택’ 평면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및 지역건설업체 위주의 소형주택 시장에 대형 건설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소형주택도 브랜드화를 거치며 다양해지고 고급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주택공급이란 취지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대형사가 중소업체의 ‘밥그릇’까지 빼앗을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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