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금지가 곳곳에서 도입되는 가운데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남학생이 수업에 방해된다며 나무라는 40대 여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1일 시교육청과 서구 A중 등에 따르면 10일 오후 7시께 계약직 여교사 이모씨가 이 학교 1학년 김모(13)군에게 얼굴을 얻어 맞았다. 당시 이씨는 1학년생 10여명을 대상으로 방과후수업으로 수학을 지도하던 중이었고, 이 수업을 듣지 않는 김군은 복도 쪽 창문을 연 뒤 교실 안을 바라보며 친구를 불렀다. 이씨는 김군에게 "수업에 방해가 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두 차례 말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복도로 나가 김군의 머리 등을 2, 3차례 쳤다. 이에 김군은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씨의 얼굴을 3, 4차례 주먹으로 때렸다.
학교 측의 조사에서 김군은 "머리를 때려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이씨에게도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부터 이 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 중인 이씨는 당초 지난주부터 출근하려 했지만 얼굴에 시퍼런 멍이 들어 12일째 집에서 치료 중이고, 김군에 대한 법적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김군이 겨울방학 전까지 학교와 관할 서부교육지원청을 오가며 전문교사에게 상담받도록 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3세 무렵부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김군은 최근 학교가 실시한 조사에서 인성 관련 상담이 필요한 학생으로 분류된 적이 있어 필요할 경우에는 정신과 치료 등도 권할 예정이다.
서울은 각 학교별 교칙으로, 경기는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체벌금지를 시행 중이지만 인천에서는 아직 명문화하지 않았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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