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태권도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 하면서 촉발된 대만 내 반한(反韓)감정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와 대만 롄흐바오(聯合報) 등의 보도에 따르면 반한 구호를 외치는 일부 대만인들이 20일 타이베이(臺北)시 완화(萬華)구 칭녠루(靑年路)에 있는 한국학교의 정문 간판과 운동장을 향해 달걀을 던졌으나 다행히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오후 타이베이시의 코리아타운으로 통하는 중싱제(中興街)에는"한국상품을 사지 말자"는 구호를 외치는 청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행진을 벌였고, 그 여파로 이번 사건 이후 이들 상가의 영업실적은 평소보다 10%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타이베이 경찰당국은 반한정서 확산에 따른 물리적 충돌을 우려, 한국학교와 코리아타운 지역에 순찰 병력을 증파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번 판정이 한국정부 및 국민들과는 무관하다며 외교문제로의 비화를 경계했지만 일부 대만 정치인들의 과잉행동 및 선정적 언론보도 때문에 반한 감정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대만 관영 중앙통신은 한국인들이 세계태권도협회의 고위직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에는 한국계 H씨와 한국인 Y씨가 주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대만 핑궈일보는 '한국과 중국이 공모해 대만을 능욕하고 있다'는 등의 선정적 제목으로 음모론적 억측보도에 나서고 있다.
현지 전자제품 소매상 일부는 한국산 평판 TV를 바닥에 던져 망치로 깨뜨리는 반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한국 제품 판매를 거부한다는 전단을 붙였으며, 한 전자 대리점은 한국산 휴대전화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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