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kimjongrae 관련기사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친구'란 말을 많이 듣고 얘기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바쁜 사회 생활을하다 보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등 '소셜 네트워크'의 잇따른 등장과 인기에 힘입어 마우스 클릭 한번 만으로 친구를 구하고 사귈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나이 직업 출신지 학벌 거주지 등에도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 24시간 내내 언제든지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까지도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다시 말해 빛의 속도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거꾸로도 가능해졌다. 버튼 한번만 누르면 친구 관계를 순식간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 해 영국 옥스퍼드가 올해의 단어로 'unfriend'(친구 삭제)라는 신조어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사회관계형 서비스ㆍSNS)들의 엄청나게 빠른 친구 맺기는 큰 강점인 것처럼 약점도 갖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관계와 대화들이 이뤄지다 보니 그 만큼 쉽게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SNS에 만나 어제까지 친했던 친구들끼리 한 마디의 말 때문에 친구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거나 끊어지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신종 스트레스인 셈이다. 오죽했으면 미국에서는 최근 트위터에서 자신의 친구(follower)로부터 일방적으로 관계가 단절(unfollow)됐을 경우 겪게 되는 심리적 충격을 상담해주는 온라인상담센터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개인끼리도 이런 상황이 낯설게 마련인데 기업과 정부기관은 고객이나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에 비상이 걸렸다. 이제는 소비자와 민원인들과 친구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보다 기업, 기관이 SNS에서 친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친구 관계를 겨우 맺어놓아도 불만사항이 생기면 그 즉시 친구 관계가 끊어지곤 한다. 순식간에 친구들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는 세상의 등장이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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