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올림픽에서는 2008년 베이징대회를 끝으로 야구가 퇴출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이제 우승을 하더라도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 24명 가운데 병역 미필 선수는 무려 11명에 달한다. 빅리거 추신수(28ㆍ클리블랜드)를 비롯해 강정호(넥센), 조동찬(삼성), 최정, 김강민, 송은범(이상 SK), 양현종(KIA), 안지만(삼성), 임태훈, 고창성(이상 두산), 김명성(중앙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특히 '3전4기' 끝에 군 문제를 해결하게 된 추신수에게는 엄청난 금전적인 보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올시즌을 끝으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게 된 추신수는 벌써부터 연간 1,000만달러(약 110억원)에 달하는 장기계약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군대 복무에 따른 3년 정도의 공백을 고려한다면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3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금메달인 셈이다. 박찬호(피츠버그)도 9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이후 2001년 텍사스와 5년간 6,500만달러의 '메가 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추신수는 이번 대회에서 그만한 보상을 받을 만한 맹활약을 펼쳤다. 대만과의 예선 1차전에서 연타석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14타수 8안타(0.571) 3홈런 1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강정호와 양현종, 송은범, 안지만, 임태훈, 김명성 등도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가장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조동찬은 상무 입대를 눈앞에 두고 천금 같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시즌 우승팀 SK는 가장 많은 3명의 선수가 혜택을 입게 됐다.
광저우=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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