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에 눈부신 발전과 격변이 있었던 지난 20세기는 여권이 비약적으로 신장된 시기로도 기록된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18일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여성 25명을 선정했다. 타임은 따로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다.
우선 정치인들이 눈에 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85) 전 영국 총리는 1979년부터 90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유럽의 첫 여성 총리이자 영국 총리 중 유일하게 세 번 연임했다. 인디라 간디(1917~1984)는 영국 식민 통치 종식 후 인도의 첫 여성 총리로 인도를 이끌었다.
이스라엘 최초의 여성 총리인 골다 메이어(1898~1978),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코라손 아키노(1933~2009) 전 필리핀 대통령이 이름을 올렸고, 현역 정치인으로는 앙겔라 메르켈(56) 독일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63) 미 국무장관이 포함됐다.
정치인의 아내도 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엘레노어(1884~1962)는 전통적인 영부인 역할을 넘어 뛰어난 사회활동가로 활약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주석의 부인 장칭(江靑ㆍ1914~1991)은 문화혁명 당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것으로 악명이 높다.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 자살한 장칭은 "나는 마오의 개였다, 그가 물라고 명령한 사람을 물었다"고 한 말로도 유명하다.
사회 분야에서는 20세기 환경운동의 선구자 레이철 카슨(1907~1964), 70년대 미국에서 양성 평등 개헌 운동을 주도한 여권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76), 빈민구제운동 등으로 미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제인 애덤스(1860~1935), 흑인운동가 로사 파크스(1913-2005), 산아제한운동의 선구자 마거릿 생어(1879~1966) 등이 선정됐다. 테레사 수녀(1910~1997),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었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80)의 업적도 빼놓을 수 없다.
과학, 문학 등 자신의 분야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뤄낸 여성으로는 우선 프랑스의 '퀴리 부인'(1867~1934)이 꼽힌다. 마리 퀴리는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는 등의 공로로 두 차례나 노벨상을 받았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였다. 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 독보적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1901~1978)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가수 마돈나(52)와 아레사 프랭클린(68), 패션디자이너 코코 샤넬(1883~1971), 에스티 로더(1908~2004),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56),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69), 요리 연구가 줄리아 차일드(1912~2004) 등이 선정됐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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