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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살려 주세요" 12살 파키스탄 소녀 눈물 멎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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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살려 주세요" 12살 파키스탄 소녀 눈물 멎을 수 있을까

입력
2010.11.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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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이지 마세요. 돌려보내 주세요. 그게 내 기도예요." 열두살 소녀는 미국 CNN기자와 인터뷰하는 내내 눈물을 훔쳤다.

소녀의 이름은 이샴 마시흐, 최근 파키스탄 펀자브 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아이샤 비비(45)의 딸이다. 비비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뿌리박힌 파키스탄 내 3%밖에 안되는 기독교 신자로, 몇 마디 말다툼 때문에 사형될 위기에 처했다. 이샴을 비롯한 다섯명의 아이들은 엄마가 언제 처형될 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18일 CNN이 보도했다.

사건은 2009년 6월 펀자브주 난카나 지역 농장 노동자로 일하던 비비가 점심 시간에 우물을 뜨다가 동료와 시비가 붙으면서 시작됐다. 동료가 "무슬림이 아닌 사람 때문에 우물이 오염됐다"고 항의하자 이에 맞서다 싸움이 번졌다.

그 자리에 있던 무슬림 동료들은 비비가 마호메트가 예언자가 아니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고, 며칠 후 지역 성직자가 신성모독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동안 수차례의 집단구타를 당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후 1년 넘게 감옥에서 보낸 그는 8일 교수형을 선고 받았다. 이슬람 율법은 코란에 대한 모독의 경우 최고 종신형을, 예언자 마호메트를 모독한 경우는 최고 사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 사형선고가 내려진 건 처음이다.

비비를 경찰에 데려간 지역 성직자는 "(사형선고가 내려진 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기뻐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말했다. 마을사람들도 이견이 없다. 오히려 "당장 교수형을 실시하라"며 시위를 벌이는 형편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이미 비슷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석방된 10명 정도가 마을사람들에 의해 살해당한 전례가 있는 만큼 풀려난다 해도 신변이 극도로 위험하다.

비비의 남편 아쉬크 마시흐는 마을 사람들이 호시탐탐 가족까지 노리자 딸들을 데리고 피신했다. 그는 도움을 간청했다. 17일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까지 나서서 선처를 촉구하는 한편 국제사회가 나서서 파키스탄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상황은 어렵다. 사법권한이 중앙 정부가 아닌 지역 성직자들의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전파를 바라지 않는 파키스탄 정부도 이런 상황을 묵인한 채 인권에 눈감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신성모독죄가 기독교 신도 탄압에 악용되고 있다며 법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 한번도 재판석에서 증언할 기회가 없었던 비비는 최근 항소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곧 라호르 지방법원의 심판을 받을 예정인데, 파키스탄 내각 장관까지 나서서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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