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니어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고교 3년생인 현재,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태권도에서 남자 고교생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발차기'를 뽐낸 대표팀 막내 이대훈(18∙한성고3)의 기적 같은 이야기다.
이대훈이 19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치러진 태권도 남자 63㎏급 결승에서 나차푼통(태국)을 10-9로 힘겹게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이대훈은 전날 여자 57㎏급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성혜와 남자 87㎏이상급에서 우승한 허준녕(23∙이상 삼성에스원), 그리고 노은실(21∙경희대)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대훈은 열 다섯 살이던 2007년 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1위, 지난해 전국체전 1위 등에 오른 주니어 무대 최강자. "그래도 시니어 무대는 녹록하지 않다." 이대훈을 향한 태권도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대훈은 지난 4월 2010년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최종대회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6명의 대학, 실업 선배들을 차례로 상대해 경기당 평균 13.7점을 뽑으며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곱상한 외모에 숫기 없는 10대지만 상대와 일합을 겨루기 위해 경기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 먹이를 놓치지 않는 맹수로 돌변한다. 이대훈은 63㎏급 선수치고는 큰 편인 180㎝의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공격이 일품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매특허인 돌려차기를 마음껏 뽐내며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한편 노은실은 앞서 열린 여자 62㎏급 결승에서 라헤레 아세마니(이란)를 14-2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장세욱(19∙용인대)은 남자 68㎏급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광저우=김종힌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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