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택(61)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의 변화를 주도하게 됐다. 그 동안 삼성 2인자로 군림해 온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전 경영전략실장)은 삼성물산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1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뒤 그룹 조직의 복원을 지시하며 책임자로 김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이 회장은 "21세기의 변화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심하다. 삼성이 지난 10년간 21세기의 변화에 대비해 왔지만 곧 닥쳐올 변화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의 힘을 모으고 사람도 바꿔야 한다"며 이 같이 지시했다.
김 부회장은 브라운관과 PDP를 생산하며 적자에 빠졌던 삼성SDI를 유기발광 다이오드(LED)와 2차 전지 등 신사업을 주축으로 한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시킨 주역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초 삼성전자의 신사업추진단장으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을 결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이에 따라 새로 신설될 그룹 조직은 21세기의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신사업을 육성하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창조 경영을 구체화할 적임자"라며 "복원될 그룹 조직도 예전처럼 계열사 위에서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삼성전자 고문)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으로, 김인주 전 전략기획실 차장(삼성전자 상담역)은 삼성카드 고문으로 발령되며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게 됐다. 이에 따라 당초 12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연말 정기 인사는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 안팎에선 대폭적인 물갈이 쇄인 인사가 이뤄지며,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상 등도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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