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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이민화 기업 호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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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이민화 기업 호민관

입력
2010.11.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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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민관은 고대 로마시대 평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출한 관직. 지난해 7월 정부가 기업호민관 직을 신설한 것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발굴해 정부에 개선을 제안하라는 취지였다.

첫 기업호민관으로 임명됐던 이민화씨가 중도 하차했다. 그는 지난 16일 3년 임기의 절반도 다 채우지 못한 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민화 호민관은 우리나라 벤처 1세대 기업인으로 의료기기 전문기업 메디슨을 창업했으며, 초대 벤처기업협회 회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을 지냈다.

그는 작년 7월 취임 이후 공인인증서, 비보복 정책, 연대보증, 기업 회생 규제 등과 관련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올 여름부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며 '중소기업 고충 해결사'란 별명도 얻었다. 결국 이 논의는 9월 29일 정부의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의 거침없는 행보엔 제동이 걸렸다. 기업호민관실이 제안하고 동반성장대책에 포함된 내용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것이었지만 대기업과 일부 정부 부처에는 눈엣가시 같았던 모양이다. 급기야 기업호민관실이 5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려던 '대ㆍ중소기업 공정거래 평가모형'(호민인덱스)에 대해 정부는 중단을 요청했다. 결국 이 호민관은 자리를 내놓기로 결정했다.

그의 퇴장을 상생협력의 종언으로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상생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그 길 위에는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놓여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는 "나의 사퇴로 기업호민관의 독립성이 확보된다면 오히려 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자영업자 문제나 기술 규제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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