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9일 불가피하게 협정문에 손을 대게 된 만큼 국익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정부에 힘을 실어줬지만 민주당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국회 비준 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일부에서 무책임하게 국가 대사를 흔들어 답답하다”며 “안전, 환경, 연비 등의 기준 정도는 (미국측 요구를 수용)해줘도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며, 그걸 해준다고 미국차 수입이 얼마나 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올해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자동차는 7,000대 정도인 반면 우리가 수출하는 자동차는 70만대, 미국 현지 생산이 50만대이고 수출량도 매년 15% 정도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노’(NO)라고 했을 경우 어떤 형태로 불이익이 돌아올 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FTA 재협상안이 도출되면 국회 외통위에 상정할 수 있냐’는 질문에 “합리적인 안이라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FTA 재협상은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밀실, 굴욕, 퍼주기 협상”이라며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 다니는 정부의 재협상에 반대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기만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재협상 관계자 모두를 해임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재협상에서 ISD(투자자 국가제소), 서비스분야의 네거티브 리스트, 역진불가(한번 합의한 개방 수준 이하 재협상 불가) 조항 철폐 등 우리의 입장을 반영시키지 못하면 국민적 저항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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