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말하다 / 시오노 나나미 지음
시오노 나나미(73). 15권짜리 시리즈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린 역사 저술가다. 로마사에 관해 일가견을 지닌 그는 는 저서를 낼 정도로 영화에 대한 애정과 해박한 지식도 자랑한다. 모전자전일까. 그의 아들 안토니오 시모네(36)는 대학에서 고고학을 배우고 유적 발굴에 몰두했다가 지금은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양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지니고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모자가 영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 는 그런 호기심에 대한 답이다.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을 이끈 루키노 비스콘티, 숱한 명작들을 남긴 스탠리 큐브릭, 일본의 '영화 천황' 구로사와 아키라 등 영화사를 수놓은 대가들의 영화에 대한 두 사람의 자유분방한 평가가 흥미롭다. 조지 클루니,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폴 뉴먼, 대니 드비토 등 영화배우에 대한 캐릭터 평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김난주 옮김ㆍ한길사 발행ㆍ352쪽ㆍ1만5,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 황홀 / 임희숙 지음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 20점과 현대의 시인 20명이 시인 임희숙씨의 에세이 안에서 만났다. 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 임씨는 조선시대 그림 안에 감춰진 이야기를 읽게 되면서 한 편의 시를 읽을 때처럼 진한 정서적 교감을 느꼈고, 그 둘이 600년의 시간을 넘어 서로 소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화가 안견이 펼쳐놓은 '몽유도원도' 앞에서 안평대군이 느꼈을 감동은 '아침부터 전해오는 새깃보다 가벼운 이 떨림, 나는 목구멍 눈구멍 다 열어놓고 떨림이 가시기를 시작한다'로 시작하는 이성복의 시 '높은 나무 흰 꽃들은 등(燈)을 세우고 3'을 통해 생생히 전해진다. 윤두서의 '자화상'에 담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실존적 인간의 모습은 생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한 최승자의 시 '미망 혹은 비망 8'과 겹쳐진다. 정선의 '금강전도'는 황지우의 시와, 김정희의 '세한도'는 정일근의 시와 나란히 놓이며 촉촉하게 감성을 건드린다. 스테디북ㆍ312쪽ㆍ1만3,0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 우피경제학 / 타라 헌트 지음
'우피(Whuffie)'라는 낯선 용어가 경제학과 무슨 관계일까. 코리 닥터로의 공상과학소설 <마법왕국의 몰락> 에서 사회적 자본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된 우피는 관계가 명성으로, 다시 평판으로 이어지면서 창출되는 실수입을 의미한다. 마법왕국의>
저자는 소셜네트워킹 중심의 웹 2.0시대에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신뢰를 쌓아 얻은 평판으로 벌어들이는 우피라고 강조한다. 게다가 우피 경제는 남을 누르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공공선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화폐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에서 오가는 잡담을 보며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 사람들에게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일깨워 줄 책.
저자는 2009년 미국의 경영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 가 선정한'첨단 기술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지영, 이경희 옮김ㆍ21세기북스ㆍ360쪽ㆍ1만5,000원. 패스트>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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