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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병력 안 실었다고 사고난 K21장갑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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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병력 안 실었다고 사고난 K21장갑차

입력
2010.11.1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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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훈련 도중 저수지에 가라앉아 하사 한 명이 숨졌던 K21장갑차 사고의 원인은 앞뒤의 부력 균형을 무시하고 작동했기 때문(본보 9월 17일자 8면)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국방부는 19일 “K21 내부에 병력이 탑승하지 않아 가벼워진 후방에 비해 전방의 부력이 부족해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에서 도하를 시도한 것이 사고의 주 원인”이라고 밝혔다. K21은 10명으로 구성된 한 개 분대원이 후방의 빈 공간에 완전무장하고 각종 전투장비를 실은 상태에서 강을 건너도록 설계돼 있지만 사고 당시에는 조종수 등 3명만 앞좌석에 탑승해 앞으로 무게중심이 쏠렸었다.

국방부는 “앞서 수십 차례 운용시험평가를 했지만 병력이 뒤에 타지 않은 공차모드로 운행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며 “K21이 병력을 가득 싣고 무거운 상태에서도 강을 건너는데 병력이 타지 않아 가벼운 게 무슨 문제가 되겠나 싶어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외에도 “전방에서 밀려오는 물결을 차단하는 파도막이 높이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파도막이 변형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 엔진실로 물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엔진실의 물을 배출하기 위해 장착된 배수펌프도 엔진 가속 시 엔진실 기압이 대기압보다 낮아지는 부압현상으로 유입된 물을 배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는 데도 국방부는 이날 “K21 사고는 근본적 설계 결함이 아니라 미흡”이라고 강변하며 책임의 범위를 축소하려 해 빈축을 샀다. 국방부는 K21 설계 제작 검증에 참여한 군 관계자 25명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한편, 이 중 상당수를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또 문제점을 보완할 때까지 올해 예정된 물량 50대의 야전 배치를 보류하고 내년 계획된 생산 물량 90대를 59대로 줄일 계획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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