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를 강타했던 식량위기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7일 경고했다. 올해 전세계 식량 수입총액이 1조 달러(1,137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통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FAO가 집계하는 식품가격지수(food price index)는 지난달 197.1포인트를 기록, 9월보다 5% 올랐다. 식품가격지수는 밀, 옥수수, 쌀, 유제품, 설탕, 육류 등 주요식품의 도매가격을 합산해 지수화한 것으로, 세계 식량가의 추이를 보여준다. 이 지수는 2007, 2008년 세계 식량위기 때 200을 돌파했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다시 200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FAO는 올해 세계 식량 수입총액을 1조260억달러로 상향했다. 지난해보다 15% 상승한 것이다. 식량위기가 닥친 2008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해 5,000억달러에 못 미쳤었다. FAO는 "내년에 식량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전세계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FAO는 옥수수, 밀과 같은 기초 식량의 생산확대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식료품값 등이 급상승하면서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1월 채소값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4% 상승했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5개월 만에 최고치인 4.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필요할 경우 생필품 가격에 대해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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