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미국 알래스카주(州) 상원의원 선거에서 기명투표(write-in ballot)방식으로 출마한 리사 머코스크(53ㆍ사진) 후보의 당선이 17일 확정됐다. 기명투표란 유권자가 투표용지에 기재된 후보가 아닌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 이름을 직접 적어 넣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방식으로, 상원의원이 이 방식으로 출마한 것은 1954년 이후 처음이다.
공화당 현역의원인 머코스키는 8월말 당 예비선거에서 조 밀러에게 패하자 당적을 유지한 채 기명투표를 선택해 선거에 나왔다. 밀러의 뒤에는 2006년 머코스키의 부친 프랭크 머코스키 당시 주지사를 역시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누른 세라 페일린 전 주지사가 있었다. 미국 언론은 머코스키 당선을 페일린의 패배로 해석하고 있다.
미 중간선거에서 페일린은 머코스키 낙선에 무진 애를 썼다. 심지어 인기 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밀러의 주소를 링크시켜 유권자 관심과 돈이 그에게 가도록 했다. 이런 탓에 머코스키는 최근 CBS 뉴스에 나와 "페일린이 리더십이나 지적 호기심 등에서 대통령 재목이 아니다"며 공격을 퍼부었다.
머코스키는 2002년 주지사였던 부친의 후광으로 상원의원이 됐다. 페일린은 이런 머코스키를 '공주(princess)'라 부르며 머코스키 가문까지 비난대상에 올렸으나, 결과적으로 복수를 당한 결과가 됐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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